2022년 12월 중순에 달았던 흉수 배액관을 퇴원 후 2023년 1월 2일 엑스레이 상에 물이 많이 빠졌다 하여 흉수 배액관을 제거 하였다.
피흉수 6.5리터가 나온 것으로 마무리 되나 했지만 사흘이 지나기도 전에 상태가 안 좋아 예정된 진료에서 엑스레이를 본 결과 다시 왼쪽 폐가 하얀 구름 같은게 덮여있다. 발바닥 통증으로 감량했던 보트리엔트를 다시 증량 800mg을 먹으라고 한다.
그리고 입원을 해야 한다고. 보트리엔트로 흉수가 줄어드는지 보면서 흉수 배액관을 다시 뚫고 지켜보자고.
육종성 신장암 폐전이 4기로 이제는 진짜 말기가 된 것 같다. 흉수관을 다시 달아도 이렇게 빨리 달 줄이야.
입원결정 수속은 했지만 병실이 없어서 내려와 기다리게 되었다.

토요일은 온열치료 효과가 있다는 울산 태화강 참숯가마에 갔다. 다양한 온도의 찜질방에 마지막 이벤트 방에서 화롯불 같은 불에 폐전이 된 등쪽을 쬐면 암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아주 좋았다.
일요일은 11년만에 신세계 센텀시티 내 스파랜드를 찾았다. 타지역 연인들의 필수 코스가 된 찜찔방은 별로였지만 온천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좋았다.
흉수배액관이 완전 아물지 않아서 방수테이프를 바른 상태로 하체만 담구었으나 아주 좋았다.
월요일은 신속항원검사 후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에 진료를 보러갔다. 최근에 지은 양산부산대보다 아주 오래된 건물이지만 건물이 무슨 상관인가?
조금씩 나빠지는 몸 상태로 부산 - 서울을 왔다갔다 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서 미리 부산에서 진료를 보고 받아주신다고 하면 서울에서 그만 내려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상은 그동안 차례로 받아둔 것이 있고, 서류도 몇 가지 빼고는 웬만한 서류가 다 있어서 진료를 보러 갔다.
몸이 불편해 자가용을 타고 갔는데 산 중턱에 있는 병원은 들어가기 전부터 주차장이다. 예약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무척 초조했다. 다행히 5분을 남겨두고 주차 후 원무과에 접수 등을 하니 예약시간이 되었다. 다음부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다.
영상은 총 7장. 입력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서 맨 마지막 영상을 먼저 입력해 달라고 했으나 입력하면 순서 관계 없이 정렬된다는 답답한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마지막 영상이라도 보면서 진료를 보려고 했는데.
서류 뭉치와 1년 정도의 수술 항암치료 과정을 날짜 순으로 정리하여 A4 한 쪽에 편집한 문서를 보면서 진료를 보았다.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암을 교수님께서도 알고 계셨다.
면역항암제 옵디보 + 여보이 실패 후 표적치료제 카보메틱스 복약 중 흉수 발생. 보트리엔트 실패 후 아피니토를 쓰기 위해서 중간에 보트리엔트를 쓰게 되었고 최근 흉수 배액관 제거 후 2차 흉수가 발생 하였다는 상황까지.
보통은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다른 병원에서 잘 받아주지 않는다. 나는 무려 3차까지 항암치료를 진행한 상태이다.
앞으로 마지막 약 아피니토를 쓰게 되면 입안궤양이 심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하시고, 이제 준비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셨다. 여명은 말씀하시지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부터 완화병동 같은 것과 가족들과의 마무리를 준비 해야할 시점이라는 점을 말씀해 주셨다. 앞으로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은 자명하기에 미리 준비를 하라는 말씀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진료를 보는 날까지 서울 병원은 빈 자리가 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통증이 더욱 심하여 응급실을 통해서라도 들어가 흉수 배액관을 뚫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미리 싸 둔 입원가방을 들고 열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응급실에 낮 2시에 들어가 밤 9시가 되어서 뒤로 누워지는 의자가 있는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다음날 낮에는 흉수 배액관을 뚫었다. 5분 정도에 끝나는 시술이다. 한 번 해봤다고 그리 어렵지도 않다.
그렇게 응급실에서 3일째 되는날 그날도 병동으로 옮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여 약간의 불만을 표출하니까 그랬을까 응급단기병동으로 올 수 있었다. 응급실에서는 밝은 불빛에 잠도 제대로 자기 어렵고. 편의점에서 산 음식으로만 지내니 몸 상태는 더욱 엉망이 된 듯하다.
지금 가장 불편한 것은 숨가쁨인데 이제는 계단이나 약간의 오르막, 약간의 짐을 들지 않아도 숨기뿜이 수시로 발생한다. 입원 당일 응급의학과에서 폐색전증 의심으로 CT를 찍었는데 이틀 전 전공의의 말은 별 이상이 없단다. 나는 지금 숨가쁨에 환장하겠는데 별다른 조치라고 산소 조그만 것 뿐이다. 효과는 느껴지지 않는다.
응급단기병동 이틀 째 오늘 낮에는 처음으로 주치의의 회진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
내일이면 토, 일 주말이라서 월요일까지는 휴진도 없다. 그렇다고 주치의와 상의가 다 되는 것도 아니라서 오늘 꼭 만나고 싶지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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