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와 여우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여우집에 놀러온 두루미에게 여우가 먹을 것을 주는데 접시에 담아 준다.
두루미는 음식을 먹고 싶지만 먹을 수가 없다. 뾰족한 주둥이로는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다.
제품을 구입할 때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없거나 형편 없다면 쓸모 없는 깡통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주느냐 안 해주느냐를 따져볼 수밖에 없고,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함께 설치한 내비게이션은 해마다 4차례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업데이트 때마다 바뀌는 도로, 건물 따위의 내용이 많으니 꼭 해야 마음이 편하다.
1년에 4번인데 그 방식이 매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기아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방법은 2가지.
1. 스마트 업데이트 플러스.는 윈도 전용으로 실행 프로그램으로 윈도 사용자라면 쉽게 USB 업데이트 디스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Windows XP, Windows 7, 8, 9, 10, 11, 12, 13, 14... 쭉~ 윈도 전용 알죠?
2. 수동 업데이트.는 압축 파일을 풀어서 수동으로 USB 디스크에 업데이트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문제는 2번 수동 업데이트 압축 파일도 윈도 전용의 자동 압축 풀림 .exe 실행 파일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비표준 알집으로 만든 윈도 전용이다.
결국 1번과 2번 모두 윈도우즈 사용자가 아니라면 USB 업데이트 디스크를 만들 수 없다.
맥오에스텐 사용자와 리눅스 사용자는 그림의 떡을 보면서 입맛을 다져야 한다.
기아·현대가 하루 아침에 두루미 신세로 만들어 버렸다.
두루미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서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기아자동차 홈페이지와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 현대엠앤소프트에 전화 건의를 했다.
건의한다고 바로 바뀌지 않고 어느 정도 기다려야 바뀐다는 것을 알기에 자동 압축 풀림 .exe를 풀어서 .zip 형식으로 압축한 다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1년에 4번씩 나올 때마다 전화를 해서 .exe가 아닌 .zip으로 제공해 달라고 건의를 하고, 일단 이번만 zip으로 보내달라는 소리를 해야 했다. 물론 가끔 빠진적은 있지만 1년에 2~3번은 전화를 했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올해 2016년 1차 업데이트가 있길래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그나마 있던 수동 업데이트 .exe도 안 보인다.
이제 윈도 전용 스마트 업데이트 플러스 프로그램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현대엠앤소프트에 전화를 하니 앞으로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수동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죄송하다, 방법이 없다고 한다.
앞으로도 해마다 4차례씩 업데이트 나올 때마다 전화로 업데이트 파일을 zip 형식의 압축 파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지금 스마트 폰과 스마트 패드가 피씨가 하던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어서 굳이 일반 사람은 피씨가 필요 없는 세상이다.
수동 업데이트 파일을 제공한다면 스마트 폰만 쓰는 사람들도 압축 파일을 다운 받아서 USB 디스크에 압축을 풀어서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하면 매우 편리할 것이다.
피씨가 아닌 스마트 폰으로 내려 받아서 USB 디스크에 압축을 풀어 업데이트를 하면 문제가 있기라도 한 것일까?
스마트 폰으로 업데이트 파일을 받고, 압축을 푸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USB 디스크에 결함이 있다면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공하지 않는 것일까?
업데이트 과정 중 첫 단계인 업데이트 파일 검증(검사; 체크섬) 과정을 통해서 문제 없음을 확인하고 업데이트를 진행할지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
지금까지도 업데이트 첫단계로 USB 업데이트 디스크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진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왜 오랫동안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직 윈도에서만 USB 업데이트 디스크를 만들라고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것일까?
매번 전화해서 업데이트를 보내 달라고 하게 만들어 개인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고, 즉시 수동 업데이트 파일을 받을 수 없게 만들어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것인가?
시대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 눈이 없는 것인가?
소비자의 불편을 강건너 불구경하는 회사라면 더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기아·현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객센터와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 두 곳은 한몸이나 다름 없는 기아·현대 직원이 아닌가?
내 뾰족한 주둥이를 다 잘라 없애 버리고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하고, 아니면 다른 그릇에 담아달라고 매번 전화를 해야 한다?
다 만들어진 음식을 (업데이트 파일) , 그릇만 바꿔서 (윈도 전용 exe와 함께 범용 압축 zip으로) 내 놓으면 된는데. (홈페이지 제공)
이제 여우 집에 다시는 오나 봐라~~ 요런 생각이 90퍼센트 정도 든다.
고 정주영 회장님이라면 위와 같은 멍청한 짓을 하는 직원들을 가만 두지 않으실텐데.
바뀔까? 안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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