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불편한것

사장님은 이게 상식에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맑은돌 2007. 11. 24. 02:21

잠을 잔지 1시간 반이 지났을까? 더워서 깼는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잠을 깼다. 다시 잠을 청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막고자 창문에 신문지를 발라 두었으나 빛의 강도가 이전과 다르다. 좀 더 센 빛이 들어오는 것이다. 밖을 보니 모텔 벽면에 파란 LED 조명을 설치했다 보다. 동그란 조명이 건물을 따라 쭉~. 바로 앞 건물의 영어학원 간판 2개와 함께 대낮처럼 아주 밝게 빛나고 있다. 


그냥 잘까?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머릿속이 복잡한 채 20여분을 뒤척이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사람들을 찾아가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어떨까 하면서 말이다.



“사장님은 스스로 상식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처음 뵙는데 불쑥 찾아와서 이런 말씀 올리게 되어 미안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웃에 살고 있는 ㅇㅇㅇ입니다.


제가 사장님께 위와 같은 질문을 드린 까닭은 상식에 맞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현실 때문에 손해를 입고 있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해가면서까지 그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함입니다.


사람은 상식과 도리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상식과 도리 그리고 질서를 지키면 이로울 것이라는 믿음이 모여서 이 사회가 돌아간다고 알고 있고 사장님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사람이라면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낮에 활동하고 밤이면 잠을 잡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면 암세포를 없애는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아서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고 현실적으로 다음날 업무에 약간의 지장이 있거나 심할 경우 심각한 안전사고를 발생 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KTX 기관사가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도 이런 이유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직업의 특성으로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암에 걸릴 위험은 더 높을 것입니다. 그만큼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환경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밤을 대낮같이 밝히는 간판이나 밤에 돌아다니는 폭주족은 반드시 시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가 보이면 노약자석이 아니더라도 자리를 비켜주어 만일에 사고로 부터 노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의 도리라 하겠습니다. 힘없는 어르신이나 몸조심을 해야 할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면 다음에 자신의 부모님이나 부인도 그런 양보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올라타면서 뜨거운 커피나 음료수를 들고 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만일의 상황,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의 급정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르신이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거나 이어폰의 소리를 너무 크게 해서 다른 사람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사람들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즉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미성숙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사에도 상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리의 상점에서 자신의 가게로 손님을 모으고자 시끄러운 소음을 발생하는 고출력 스피커를 하루 종일 틀어 놓는 불법 행위. 한밤에도 대낮처럼 불을 밝힌 간판을 켜 두어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까지 광고를 하는 행위. 발가벗은 여성의 사진을 넣은 포스터를 길거리에 붙이거나 떨어뜨려 놓는 불법 행위. 시각장애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안마를 불법 영업하는 행위(실제 안마가 아닌 성매매가 이뤄진다고 함). 이런 모든 행위를 마음 놓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야 손해를 입든지 말든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하는 강도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 외도를 해서는 안 되는 것도 당연한 사람의 도리입니다. 이 사회가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이혼율의 증가에 따른 아이들의 심리적인 불안감, 정체성의 실종으로 다른 사회 문제까지 발생하게 만드는 원인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청소년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었을 때는 캄캄하지 않을까요?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가정을 팽개치고 일탈을 저지른다면 그 사람은 가정 파괴범이자 사회 파괴범입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정을 지키는 것이 사회를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 밖에도 여러 상식과 도리가 있겠지만 요즘 현실이 상식과 질서가 실종되고 있고 도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자 함인지 대충 감이 오시는지요?


사장님. 식물도 밤이면 잠을 자야 하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제발 늦어도 밤 12시면 간판 조명을 좀 꺼 주십시오. 잠을 설치면서까지 긴 글을 적은 저를 생각하시어 과연 밝은 LED 조명까지 동원하여 사람의 신체와 식물의 성장에 손해를 입히면서 간판과 조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보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 자야겠다. 2시간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