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불편한것

대형 재난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맑은돌 2010. 10. 1. 23:05

오늘 아침 부산에서도 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초고층 대형아파트에서 큰불이 났다.
불이 난 원인이야 차차 밝혀지겠지만 인명 피해가 없다하니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출동한 소방차가 초기 진화를 하지 않아 불이 커졌다며 입주민들의 성난 모습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진화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는 대형아파트의 구조적인 문제와 비상식적인 관리사무소(있기는 있나?)의 행태 때문에 언제든지 큰 불이 날 수밖에 없었고, 소방차가 곁에 있어도 진화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이 난 초고층 대형아파트의 문제점을 보자.

첫째, 아침 11시 34분경 4층(쓰레기 재활용품을 모으는 곳?)에서 불이 났지만 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고 한다.

둘째, 30분도 지나지 않아 38층까지 불길이 번진 원인은 건물 벽면을 멋있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불에 잘 타는 알루미늄 외장(황금빛)을 커튼월 구조로 붙이는데 사용한 접착제와 2동의 건물 사이로 힘차게 불어온 바닷바람이 불쏘시게(알루미늄+접착제)에 산소 공급(강한 바닷 바람)까지 한 덕분이다.

셋째, 고가 사다리 소방차가 물을 뿌릴 수 있는 높이는 겨우 15층(10층?)까지. 거기다 불이 난 건물은 외벽이 매끈한 커튼월 구조(+알루미늄+접착제)로 불이 붙는 속도를 소방수들이 따라 잡기는 어려웠고, 그 보다 불이 나자 마자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불이 난 고층 건물에서 소방수들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38층까지 일일이 돌아다니면 사람들을 대피 시켜야 했다고 한다. (대피 방송이 없었다는 황당한 사실)

넷째, 화재가 발생한 이 초고층 대형아파트는 이미 2008년에 소방 안전점검에서 여러 가지 지적을 받고 시정 명령을 받았지만 지금 껏 문제를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불이 난 건물에서 대피 방송 또한 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 건물에 관리사무소라는 것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소방차가 여러 대 왔지만 불을 끄지 않았다? 불이 났는데 끄지 않을 소방수가 어디 있단 말인가?
소방헬기로도 모자라 군용헬기까지 까만 연기가 앞을 가리고 강한 바다 바람이 불고 있어 위험한 초고층 빌딩 숲 사이를 다니면서 불을 끄기 위해 노력했다.
큰 불에도 사람이 다치거나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 아닐까? 입주자들은 불이 났음에도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위험에 처할 뻔 한 입주민을 구하기 위해서 걸어 오르면 18분이나 걸리는 38층 건물을 불이 나고 연기가 나는 상황에서 산소통을 메고 일일이 돌아다닌 소방수들에게 막말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것이야 말로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놔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사람 목숨을 구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정직하게,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전망 좋고, 살기 좋은 아파트에 사는 것을 누가 뭐라하는가?
(물론 모든 사람이 함께 누려야 할 해운대 동백섬 앞은 물론 아름다운 이기대 앞에 몇몇 소수를 위한 그런 초고층 아파트를 짓도록 허가를 한 부산시의 행정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시장이 장기 집권하니...)

하지만
태풍과 지진같은 자연 재해에 전혀 안전하지도 않고,
건물 외관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화재에 위험하기 짝이 없는 황금빛 알루미늄+접착제를 사용하고,
소방 안전시설에 문제가 있던 말던 어떤 처리도 하지 않고,
불이 나도 안내 방송이나 비상 발전 시설도 작동하지 않는 수준의 관리가 이뤄지는 아파트에 들어갈 정도면
어느 정도 목숨의 위험은 견딜 각오를 하고 들어가지 않은 것일까 생각해 본다.
아니라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왜 거기 들어가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초고층 복합아파트 위치나 겉모습 보다는 어떤 자재를 사용하고, 어떤 안전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관리사무소가 평소 안전 관리와 비상 상황 대처 능력은 갖추고 있는지 따져 보는 꼼꼼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건이 터지고도 어떤 대책도 세우지 못한다면 더 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큰 일을 겪고도 사람들의 인식이나 제도가 쉽게 고쳐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늘 부산의 대형 화재가 일어나기 열흘 전쯤에는 서울에서 난리가 났다.
추석 연휴 전 서울과 수도권에 내린 기습 폭우로 물 난리에 모든 것을 잃은 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바로 그것이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도 없다.
아마도 허구헌날 디자인 서울을 외치며 겉모습에 치중한 지방자치단체 서울특별시(도대체 뭐가 특별한가? 묻고싶다)의 수장(오씨)이 태풍과 폭우가 예상되는 여름철 임에도 배수시설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렸다.

이런 원인과 시민들의 한숨을 앞에 두고 딴나라당 대표라는 인간이 “4대강 덕분에 피해가 줄었다”는 헛소리를 날리는 모습이라.
안씨는 피해 지역에 가지 말기를 권한다. (이 사람 뽑은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다음에 또 뽑는 실수를 하지 말아라. 한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알면서도 또 찍으면 그것은 범죄에 동조하는 것이다.)
아무튼 위 발언은 듣는 사람도 얼굴이 붉어질 만한 아부성 발언이 아니고 무엇인가?

물 난리 대책이라는 것이 우습다. 기습 폭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앞으로는 지하에 사람들이 살 수 없도록 하겠다? 그런 머리로 무슨 대책을 내 놓는다 말인가?
당장 여름철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배수 시설을 손 보는 것이 최우선이고, 디자인 타령 보다는 일본 처럼 철저한 빗물, 하수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다음이라고 본다.
지하에 사람이 살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대안 공간을 마련하고 거기로 모두 옮긴 뒤에 해도 충분한 소리다.
일의 순서도 모르고 대책 내놓지 말고, 해바라기 같은 아부 발언은 안 하니만 못하니까 입을 다물고 제발 머리에서 생각 좀 한 뒤에 떠들어라.



4대강 죽이기 그만해라!!